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지역경제 농업종합 정치 행정 지방의회 종합 도정 도의희 도교육청 경북연합 사건사고 소방소식 복지 행사 인물 카메라고발 종합 동영상뉴스 학교소식 사회/문화 여성/환경 사회교육 종합 향우회소식 사회단체 장애인 행사 종합 레져 생활체육 학생체육 행사 종합 여성 환경 행사 종합 데스크칼럼 기자수첩 독자투고 기고 기타 종합 출향인인터뷰 출향인소식 이사람 영덕인 인터뷰 이달의 인물
최종편집:2026-09-11 17:34:34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뉴스 > 기타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상흔(傷痕)을 품고 불어오는 처서(處暑)의 바람
2026년 08월 24일(월) 09:36 [i주간영덕]
 

ⓒ i주간영덕


아침저녁으로 피부에 닿는 공기의 결이 확연히 달라졌다. 한낮의 햇살은 여전히 따갑지만, 그 속을 채우던 끈적한 습기는 어느새 자취를 감추었다. 밤낮없이 맹렬하게 울어대던 매미의 악다구니가 한풀 꺾인 자리에는 귀뚜라미의 청아한 울음소리가 조심스레 스며든다. ‘모기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處暑).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이 평범한 절기가, 올해처럼 사무치게 반갑고 눈물겨운 적이 또 있었던가.

지나온 여름은 그야말로 대자연의 변덕과 폭력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뼈저리게 절감하게 한 시간이었다. 시작은 기약 없는 가뭄이었다. 하늘은 야속하리만치 빗방울을 움켜쥔 채 대지를 바짝바짝 말려갔다. 쩍쩍 갈라진 논바닥과 시들어가는 작물들을 보며 농부들의 마음도 함께 타들어 갔다. 거기에 숨이 턱턱 막히는 가마솥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며 우리의 숨통을 조여왔다. 에어컨 바람 없이는 단 하루도 버티기 힘든, 길고 지루한 열대야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마침내 하늘이 열리고 비가 쏟아졌을 때, 우리는 해갈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진 폭우는 생명수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수마(水魔)에 가까웠다. 가뭄 끝에 찾아온 홍수라니. 바짝 메말랐던 땅은 갑작스러운 물길을 감당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극단과 극단을 오가는 널뛰기 날씨 속에서 우리는 매일 먹구름 낀 하늘을 원망하며, 불안하고 지친 하루하루를 견뎌내야만 했다.

그러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그 지독한 열기와 물난리의 공포도 결국 시간의 섭리 앞에서는 순순히 고개를 숙인다. 달력에 새겨진 24절기의 지혜는 참으로 신묘해서, 처서를 기점으로 거짓말처럼 바람의 온도를 바꿔놓았다. 창문을 넘어오는 서늘한 밤바람에 비로소 깊은 숨을 내쉬며, 상처 입은 주변의 풍경을 차분히 돌아보게 된다.

초가을의 길목에 서서 지나온 험난했던 계절을 반추해 본다. 대자연은 우리에게 가혹한 시련을 주었지만, 동시에 그 시련의 땀방울을 식혀줄 청량한 바람도 잊지 않고 보내주었다. 가뭄과 홍수, 폭염이 무자비하게 할퀴고 간 들녘일지라도, 살아남은 생명들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기어코 다가올 가을의 결실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모진 풍파를 겪어낸 들풀과 나무들은 그 상흔을 훈장처럼 품고 더 단단하게 영글어갈 것이다.

상처 없는 계절이 어디 있으랴. 끓어오르던 여름의 격정과 상실의 아픔도 이제는 저물어가는 매미 소리와 함께 서서히 흩어진다. 한결 높아지고 맑아진 가을 하늘 위로 흘러가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따뜻하게 끓여낸 차 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쥔다. 모진 시간을 묵묵히 견뎌낸 나 자신과 우리 이웃들에게, 처서의 부드러운 바람결을 빌려 무언의 위로를 건네본다. 참으로 고단했던 여름이 가고, 비로소 위로의 계절이 당도했다.
주간영덕 기자  
“언론사 & 단체 명훈”
- Copyrights ⓒi주간영덕.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주간영덕 기사목록  |  기사제공 : i주간영덕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영덕군보건소, 하반기 ‘찾아가는 한..
영덕전통시장 상인회, 지역 어르신 ..
영덕읍 지사협, ‘긍정적인 마음 가..
영덕군, ‘다자녀 가정 주택 구매 ..
에이치앤티 고기한 대표, 영덕군에 ..
영덕국유림관리소, 영덕군·영양군과 ..
소설『장사상륙작전』 출간..
2026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
영덕군, 장흥·순창 벤치마킹으로 군..
청송교도소에서의 두 번째 피아노 연..

최신뉴스

영덕군, 청소년 활동 거점 ‘영..  
영덕군, 자살예방의 날 맞아 ‘..  
영덕군, 영해면 이웃사촌마을 창..  
영덕군보건소 신속대응반, 경북 ..  
영덕군, 소상공인 마음건강 지킨..  
영덕군, 추석 연휴 대비 감염취..  
영덕군, 2026 해양수산엑스포..  
영덕군, 지적재조사 현장사무소 ..  
조주홍 영덕군수, 2027년 도..  
영덕군, 추석맞이 온누리상품권 ..  
영덕중앙감리교회, 추석맞이 백미..  
영덕군가족센터, 영해면 이장 대..  
영덕군, 2026년 양성평등주간..  
조주홍 영덕군수, 추석 명절 맞..  
영덕 민간관광안내소, 콘텐츠 고..  


인사말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기사제보 - 구독신청
 상호: i주간영덕 / 사업자등록번호: 173-28-01219 / 주소: 경상북도 영덕군 영덕읍 강영로 505 / 발행인.편집인: 김관태
mail: wy7114@hanmail.net / Tel: 054-732-7114, 054-734-6111~2 / Fax : 054-734-6113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30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관태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