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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위기의 대한민국, 다산에게 길을 묻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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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을 위한 형전(刑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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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8월 21일(월) 17:07 [i주간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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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마중물 김 만 수(정치학박사)
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현) 다산변통사상연구소장
현) 경상북도인재평생교육진흥원 경북학숙본부장 | | ⓒ i주간영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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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흠흠신서(欽欽新書)」는 「목민심서」, 「경세유표」와 함께1표(表)2서(書)라 일컬어지는 다산의 대표적 저서로 당시 형(刑)과 관련한 각종 폐단과 병폐들을 상세히 거론하면서, 형 집행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략과 신중함을 가질 것을 강조하고 있다. | | ⓒ i주간영덕 | |
편집자 주)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도를 넘는 극단주의와 황금만능주의, 도덕불감증,“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되고, 정직하게 양심껏 순리대로 살아가면 손해 본다”는 식의 오도된 가치관이 정치 사회 문화 종교 등 모든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인데 이 같은 현상은 사회지도층으로 올라 갈수록 더 심각하다. 한마디로 위기 상황이다. 작금 대한민국은 200년 전 다산선생이“이대로 가면 조선은 반드시 망한다”며 개혁이나 경장보다 더 강력한 변통(變通)을 강조했던 시대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기획특집으로“다산정약용의 위민변통사상(茶山 丁若鏞의 爲民 變通思想)”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던 다산변통사상연구소장 마중물 김만수 박사와 함께 그 해법을 찾고자 한다.
다산은 「흠흠신서(欽欽新書)」와 「목민심서」, 「경세유표」를 통해 당시 형(刑)과 관련한 각종 폐단과 병폐들을 상세히 거론하면서, 형이란 민을 다스리는 최후수단임에도 집행과정에서 자칫 남형(濫刑)과 농간으로 사심이 개입되기 쉬움을 우려하였다. 특히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와 지방을 다스리는 수령은 집행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략과 신중함을 가질 것을 강조하면서 각종 사례와 법전(法典) 등을 인용하여 그들로 하여금 귀감으로 삼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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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다산변통사상연구소에서 다산학 연구에 몰두중인 마중물 김만수 박사 | | ⓒ i주간영덕 | |
법, 통치수단 되어선 안 된다
다산은 민을 위한 형전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일관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첫째, 법은 통치의 수단이 아닌, 보조 수단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다산은 「흠흠신서」에서 ‘삼가고 삼가(欽欽)는 것이 형벌을 다스리는 근본(固理刑之本也)’이듯이, 법의 존재 이유는 궁극적으로 처벌보다 교화가 우선이 되어야하며, 따라서 법은 무조건 민을 억압하고 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수단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다산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리고 「흠흠신서」 서문에는 “오직 하늘만이 사람을 살리고 죽이며, 따라서 인명은 하늘에 매여 있는 것인데, 지방관이 그 중간에서 선량한 사람은 편히 살게 해 주지 않고, 죄인을 잡아다 죽이니, 이는 하늘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하늘의 권한을 대신 쥐고서 매사에 세심하고 신중하지 못하여 살려야 될 사람은 죽이고, 죽여야 할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그러고서도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또한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취득하거나 남의 집 아녀자들을 호리는 등의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오히려 백성들이 참혹한 지경에 빠져 고통 받고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도 그것을 구제할 줄 모르니, 이것은 너무나 큰 죄악이다.”라고 지적하면서, 법이 통치의 수단이 아닌 보조적인 수단이 되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다산은 「흠흠신서」를 통해 형벌과 재판에 관한 사항을 144개 조항의 사례를 들어 상세히 설명하면서 사형제도의 문제점과 우리나라 최초로 법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목민심서」, 「경세유표」를 통해 나라를 다스리는 군왕과 지방을 다스리는 수령은 민생과 민의 바램들을 폭 넓게 살펴 신속하고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는 지략을 갖출 것을 강조하면서, 역대 성현들이 성공적으로 실행했던 성공사례들과 법전(法典) 등을 인용 ․ 소개하면서 귀감을 삼게 하였다.
형의 존재 이유는 처벌보다 교화
둘째, 형의 존재 이유는 처벌보다 교화가 우선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다산은 그의 대표적 논문인 「원정」을 통해 형벌의 의의가, 죄지은 자에게 고통을 주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줌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고쳐 선한 자가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기에 법을 적용할 곳에는 조심하고 조심하여 백성들을 돌보는 방향으로 형을 집행하라고 강조하였다.
왜냐하면 형이란 사람이 집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남형(濫刑)될 수 있고, 또 오심으로 인해 억울함을 당할 수 있음으로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 민을 돌보는 방향으로 형을 집행하라는 것이다.
판결은 신속 ․ 정확 ․ 공명정대하게
셋째, 판결은 되도록 신속 ․ 정확 ․ 공명정대하게 처리하라는 것이다.
그는 「목민심서」 형전6조에서는 송사와 관련하여 되도록이면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신속 ․ 정확 ․ 공명정대하게 처리하되, 단 골육상쟁(骨肉相爭)에 대한 송사는 국가의 위상과 관련된 문제임으로 더욱 엄명(嚴明)을 기하여 현명하고 정확하게 판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옥사를 처리함에 있어서도 “옥사의 판결이란 사람의 목숨이 달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보다 밝고 신중해야 하고, 취조할 때 남형하는 것은 법례를 잘 알지 못하는 소치이므로 되도록 삼가야 하며, 힘이 미치는 한 죄수를 살려 주는 자혜(慈惠)를 베풀 것이며, 옥리들의 횡포를 막아 옥사가 일어난 마을에 미치는 모든 폐단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산의 이 같은 주장은 모든 송사나 옥사 판결은 신속 ․ 정확 ․ 공명정대하게 처리함으로써 남형은 물론 이로 인한 폐단과 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던 것이다.
형 집행 시 융통성 발휘해야
넷째, 형벌은 신중을 기하되, 융통성을 발휘하여 집행하라는 것이다.
다산은 또 「목민심서」 형전6조를 통해 “형벌로 백성을 규제하는 것은 가장 하책이기 때문에 자신이 먼저 덕행을 쌓아 백성들로 하여금 죄를 범하지 않도록 본보기가 되어야 하며, 형벌을 쓰더라도 꼭 법례만 따를 것이 아니라 민사(民事)ㆍ공사(公事)ㆍ관사(官事)ㆍ사사(私事) 등을 구분하여 그 완급(緩急)의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마디로 형벌로 민을 다스리는 것은 가장 하책이기 때문에 민이 죄를 짓지 않도록 먼저 목민관이 본보기를 보여야하며, 법을 집행함에 있어서도 무조건 법례에 따를 것이 아니라 최대한의 관용과 융통성을 발휘하여 민을 선도하고 보살피라는 것이다.
죄수도 인권을 존중하라
다섯째, 죄수들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은 존중하라는 것이다.
다산은 “옥이란 산 사람의 지옥이라,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면 얼어 죽거나 굶어 죽기 쉬운 곳이기 때문에 관장으로서 충분히 그 고초를 염두에 두어 몸소 보살펴 주어야 한다. 특히 죄수들에게 칼(枷)을 씌우고 수갑(杻)을 채우는 것은 옛 성왕(聖王)의 법이 아니므로 되도록이면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옥리(獄吏)들의 토색 행위를 철저히 단속해야 하며, 죄수로서 너무 오랫동안 옥에 체류되어 그 후사가 끊어지게 될 경우 상호 신임할 수 있는 한 그 소원을 들어 주는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 「목민심서」 형전6조)”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옥에 갇힌 죄수들에게는 밤낮 칼과 수갑을, 발에도 쇠사슬을 채우는 등 신체적 부자유와 심한 고통을 주었다. 특히 옥 안이 비좁고 청결상태가 불결해 피부병이나 전염병에 걸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 되어있었으며, 거기에다 주먹밥이 식사의 고작이었기 때문에 질병과 춥고 배고픔 등 옥중삼고(獄中三苦)를 겪어야했다. 이에 다산은 비록 죄수라 할지라도 그들의 인권을 나름 존중하여 최소한의 자유와 옥중삼고는 기본적으로 해결해 주어야한다는 것이다.
토호세력들을 경계하라
여섯째, 민의 일상생활에 해를 끼치는 횡포한 짓을 금하는 일이다.
다산은 “토호(土豪)들의 무단적인 행동은 힘없는 백성들에게는 승냥이나 호랑이처럼 무섭다. 승냥이나 호랑이의 피해를 제거하여 양처럼 온순한 백성들이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을 목(牧)이라고 말한다.”라고 지적하면서, 목민관이 힘써야 할 일 중 하나로 권문세가의 힘을 믿고 민을 수탈하는 지방의 토호세력, 권세를 믿고 횡포를 부리는 호강(豪强)과 귀척(貴戚) 등을 기탄없이 단속하고 근절하여 양민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산은 「경세유표」 고적지법(考績之法) 형전 6조에서도 형 집행문제와 관련하여 ①송사는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신속 ․ 정확 ․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것, ②옥사는 명확하게 판결할 것, ③모든 형은 흠휼(欽恤)하는 전칙(典則)을 따르고, 죄수들의 인권을 생각하여 옥간(獄間)의 청결에 힘쓸 것, ④사회기강을 어지럽히는 자는 금단(禁斷)하고, 토호(土豪)와 완민(頑民)은 제어할 것, ⑤양형(量衡)하는 자는 사전(私錢) 주조자와 동급으로 벌할 것, ⑥민해(民害)를 없애는데 힘써야하며, 만약 이를 어기는 목민관 역시 고적법에 따라 엄히 다스릴 것을 제안하였다.
이상에서 보여 지듯이 다산은 엄격한 고적법 적용을 통해 목민관들의 공명정대한 형 집행을 유도하려는 법관 바탕에는 민이 본이 되어야한다는 민본사상과 민 주체사상을 실현하려는 강한 의지가 내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형이란 결국 민을 다스리는 최후 수단이기 때문에 함부로 형을 집행하면 자칫 남형이 이루어질 수 있고, 이로 말미암아 억울함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형 집행관은 항상 민의 입장에서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 민을 돌보는 방향으로 형을 집행할 것을 주문하였던 것이다.
마중물 단상
자고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하며, 따라서 형 집행은 공명정대해야한다. 그래서 우리 헌법에도 민의의 대변기관인 입법부와 공명정대한 법 집행을 위한 사법부, 국민의 국리민복을 책임지는 행정부 등 3권을 철저하게 분리하여 운영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말이 있듯이 똑같은 죄를 짓고도 사회적 계급과 신분에 따라 처벌이 달라지는 웃지 못 할 일들이 당연시 되던 시절도 있었으며, 헌법이 만인 평등을 보장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임에도 종종 발생하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불편한 진실이다. 특히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은 사회 정의와 관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이나 권력을 가진 자에게는 처벌을 면해주거나 줄여주는 것은 대놓고 사회적 부조리와 비상식을 용인하는 것이다.
권력의 시녀가 된 사법부, 황금만능주의에 매몰되어 정의롭지 못한 판결을 행하는 재판부는 역사의 죄인이자 나약한 백성들을 도탄에 빠트린다.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가 강물처럼 넘쳐나는 사회, 만인 앞에 평등한 공명정대한 법집행이 이루어 질 때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으며, 다산이 간절히 소망한 세상임을 법조인들은 명심 또 명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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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포항 장기 유배체험관 다산초당에서 유배체험 중인 마중물 김만수 박사 | | ⓒ i주간영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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