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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위기의 대한민국, 다산에게 길을 묻다(5)
다산의 신 목민론(新 牧民論)
2023년 06월 27일(화) 14:11 [i주간영덕]
 
편집자 주)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도를 넘는 극단주의와 황금만능주의, 도덕불감증,“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되고, 정직하게 양심껏 순리대로 살아가면 손해 본다”는 식의 오도된 가치관이 정치 사회 문화 종교 등 모든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인데 이 같은 현상은 사회지도층으로 올라 갈수록 더 심각하다. 한마디로 위기 상황이다. 작금 대한민국은 200년 전 다산선생이“이대로 가면 조선은 반드시 망한다”며 개혁이나 경장보다 더 강력한 변통(變通)을 강조했던 시대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기획특집으로“다산정약용의 위민변통사상(茶山 丁若鏞의 爲民 變通思想)”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던 다산변통사상연구소장 마중물 김만수 박사와 함께 그 해법을 찾고자 한다.


ⓒ i주간영덕


마중물 김 만 수(정치학박사)
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현) 다산변통사상연구소장
현) 경상북도인재평생교육진흥원 경북학숙본부장

↑↑ ▲전남 강진 다산초당 내 다산선생 초상과 함께하고 있는 마중물 김만수 박사
ⓒ i주간영덕


다산 정약용(1762~1836)은 부패가 극에 달한 나라를 바로 세워 백성들이 태평성대(太平聖代)한 세상에서 행복 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목민관들의 지침서인 '목민심서'를 통해 “수령(공직자 및 사회단체장)은 한 고을의 백성과 사직(社稷)을 맡은 만큼 규모의 대소는 다를망정 그 책무의 중요함은 임금과 다를 것이 없다”고 강조하고, 부임(赴任)에서 해관(解官)에 이르기까지의 마음가짐과 자세 등 신목민관(新牧民官)상을 심도 있게 논하고 있다.

수령의 자리만큼은 함부로 탐내지 말라

첫째, 수령의 자리만큼은 절대 함부로 탐내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목민심서' 첫 머리에 “다른 관직은 스스로 희망하여 구해도 좋으나, 수령의 자리만큼은 절대 함부로 구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수령은 만민을 다스리는 자로서, 하루에 만 가지 일을 처리함이 마치 크고 작음만 다를 뿐, 그 처지는 실로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군왕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자리를 어찌 스스로 구할 수 있겠는가?”라고 경종의 메시지를 던진다.

청렴(淸廉)과 사지론(四知論)

둘째, 청렴(淸廉)이다.
그는 '목민심서'에서 “수령이 청렴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그를 도둑으로 지목하여 마을을 지날 때는 더럽다고 욕하는 소리가 들끓을 것이니 얼마나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인가!”라고 경고하면서, “청렴은 수령의 본무(本務)로 모든 선(善)의 근원이요, 모든 덕(德)의 뿌리임으로 청렴하지 않은 자는 결코 수령이 될 수 없다.”고 목민관에게 있어서 청렴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청렴과 관련하여 눈길을 끄는 주장이 사지론(四知論)이다.
뇌물은 아무리 비밀리에 주고받더라도 “①하늘이 알고(天知), ②귀신이 알고(神知), ③뇌물을 건넨 상대가 알고(子知), ④뇌물을 받은 내가 안다(我知).”는 것이다. 목민관은 “특히 뇌물을 주고받는 것을 아무리 비밀을 지키려 해도, 한 밤중에 몰래 주고받은 것이 아침이면 드러나니 아예 뇌물수수는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다.

목민의 절반은 수신이다

셋째, 수신제가(修身齊家)이다.
다산은 목민의 절반은 수신이라고 했다. 이는 제가를 포함한다. 즉 자기를 다스리지 못하고, 가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자는 절대 민과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직에 있는 자는 항상 자신을 단속할 것”을 강조하였으며, 또한 그는 제가(齊家)와 관련하여 “먼저 수신(修身)한 후에 집안을 다스리고, 집안을 잘 다스린 뒤에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천하의 공통된 진리다. 따라서 고을을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먼저 자기 집안을 잘 다스려야 한다. 왜냐하면 한 지역을 다스리는 것은 한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자기 집안도 다스리지 못하는 자가 무슨 수로 한 지역을 다스릴 수 있겠는가?”

이것은 철저한 친인척관리가 목민관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임을 강조한 것이다. 즉 목민관이 친인척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친인척들이 목민관의 권력을 등에 업고 각종 이권에 개입함으로써 구설수에 휘말려 정사를 집행하는데 치명적인 악영향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다산은 아무리 자신이 정사를 잘 펴더라도 배우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음을 다음과 같이 경고하였다. “대부분 소견이 좁아 남편이 수령이 되었다는 소리만 들어도 마치 하늘에서 부귀영화가 쏟아지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 아녀자의 소견머리다. 그래서 남편이 수령이 되면 본인은 물론 자녀들에게까지 온갖 명품들을 휘감아 뽐내고 다니고자 한다. 그러나 알 만한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그 남편이 어떻게 수령직을 수행할지 미루어 짐작하게 되는 것이다. 재물을 낭비하고 복을 꺾으면서 남편의 체면을 깎으니 이보다 꼴불견스럽고 창피스러운 일이 또 있겠는가.” 라고 지적하였다.

목민관이 두려워해야할 4가지

넷째, ‘4외론(四畏論)’이다.
다산은 관직생활을 잘하는 요체로 두려워할 외(畏) 자를 꼽았다. “벼슬살이의 요체는 두려워할 외(畏) 한 자뿐이니, ①언제나 의를 두려워하고(畏義), ②법을 두려워하며(畏法), ③상관을 두려워하고(畏上官), ④백성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간직하면(畏小民), 혹시라도 방자하게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는 허물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목민관은 항상 의롭게 행동하고, 법을 잘 지키며, 윗사람을 곤경하며, 백성들을 잘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목민관이 금해야할 다섯가지

다섯째, ‘5금론(五禁論)’이다.
다산 오금론이란 다섯 가지를 금(禁)해야 한다는 뜻으로 ①금주(禁酒), ②금색(禁色), ③금황일(禁荒逸), ④금언(禁言), ⑤금노(禁怒)를 이르는 말이다. 즉 목민관은 올바른 정사를 펼치기 위해서는 무조건 음주가무와 여색, 그리고 방탕한 생활을 멀리하고, 항상 말을 조심할 것과 함부로 성질을 부리는 것을 삼가 할 것을 강조하였다.

탐욕을 버리고 절용(節用), 절제(節制)하라

여섯째, 절용(節用)이다.
다산은 지방 수령들이 고을의 예산을 마치 자기 재산처럼 마음대로 집행하면서 빚어지는 폐단을 지적하면서 자애와 청렴, 절용을 강조했다. 특히 절용과 절제(節制)가 몸에 배어있지 않으면 탐욕을 다스리지 못해 아전들과 결탁하여 이권에 개입하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민이 받게 된다. 따라서 절용은 목민관이 민을 대함에 있어 가장 먼저 힘써야할 일이라는 것이다.

또 사적인 물건이나 금전은 보통사람도 절약할 수 있지만, 공금이나 공물(公物)을 절약하는 이는 드물다. 따라서 공금이나 공물을 자기 재산처럼 아끼고 낭비하지 않아야 어진 수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산의 이 같은 주장은 당시 수령들이 공금과 예산을 절용하지 않고 마음대로 낭비하여 부족한 재정과 자신의 이속을 채우기 위해 민의 고혈을 짜는 각종 폐단을 없애려는 의도에서 절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국가재정 확보와 민의 고충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투명하고 원칙에 입각한 조세관리(租稅管理)를 주문하고 있다.

준법(遵法)과 소신

일곱째, 준법(遵法)과 소신이다.
수령이 정사를 폄에 있어 국법을 준수하고 따르는 것이 참된 신하로서의 도리이긴 하지만, 그 법과 상부의 령이 민에게 해가 되는 일이면 단호히 거부권을 행사할 줄도 알아야함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즉 “공직자는 민으로부터 녹을 받아먹고 사는 자들이기 때문에 법이든 령이든 민에게 득이 되는 것이라면 당연히 실행해야하지만, 만약 그것이 민에게 해가 되는 것이라면 차라리 관직을 버리는 것 또한 공직자로서의 바람직한 자세라는 것이다. 또한 수령이 법을 집행하고, 정사를 펴나감에 있어 상사의 명령이 민의 이익에 반할 때는 비록 좌천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소신을 굽히지 말고 거부할 줄 알아야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관직을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목민관의 자세”라는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다산은 이 같은 신목민론(新牧民論)이 목민관들에 의해 반드시 지키고 실천할 때만이 고질적인 부패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만백성이 탐관오리들의 착취와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 부국강병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강조하면서 공직자들의 각성을 촉구하였다. 아울러 다산은 ????경세유표???? 「고적지법」을 통해 목민관의 복무 평가기준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군왕은 이 기준에 따라 수시로 목민관들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평가하여 상벌할 것을 제안하였다.

마중물 단상(斷想)

사회 지도층이 바로 서지 않으면 이것은 국민과 나라의 불행이다. 따라서 위정자들의 처신과 행동거지가 바르지 못하면, 그 불행의 어두운 그림자는 본인뿐만 아니라 일반국민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쳐, 종국에는 나라를 도탄에 빠트리는 사례를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무수히 보아왔다. 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도자, 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은 반드시 망한다. 그것은 역사의 진리이며, 다산 ‘변통사상(變通思想 : 窮卽變, 變卽通, 通卽久.)’의 핵심이다. 그래서 다산은 목민관들의 각성을 촉구하며, 목민관들에게 수신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다산이 천명한 신목민론은 200년 시공을 초월하여 지금도 유효하며, 앞으로도 모든 공직자들이 가슴에 세기고 실천해야할 덕목이자 가치라 할 수 있다.

특히 다산은 이미 200년 전에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을 논하면서, 그는 民을 역사발전의 주체로 간주했으며, 따라서 “진정한 권력의 주체는 위정자(爲政者)들이 아니라 바로 民이며, 위정자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民을 위함에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하향식 전제적 권력체제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면서 민주체에 의한 점층식 대의민주제론, 구국(救國)과 구민(救民)을 위해 잘못된 모든 법과 제도와 폐습까지도 신아구방(新我舊邦)을 통해 바로잡고자 했던 변통방안과 패정을 일삼는 군주는 민의 힘으로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다는 역성혁명론은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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