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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해 3.18 독립만세운동문화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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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3월 23일(목) 16:12 [i주간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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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70년대 후반부터 인문사회과학 분야 도서들을 출판하는 일을 해왔다. 지금은 현업에서 손을 뗐지만, 아마도 내 손을 거쳐 발간된 정치경제, 역사, 문화예술 등의 도서가 5, 6백 종은 되리라 생각된다. 그중에서도 내가 더욱 열정을 갖고 낸 분야는 우리 근현대사 책들이었다. 조선조 말 제국주의 열강의 침탈, 수많은 애국지사와 민중의 피로 얼룩진 일제의 강점, 남북의 분단과 동족상잔 등 고난과 굴곡의 지난 역사를 직시해야만 다시는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하니 일제의 혹독한 압제하에서 펼쳐졌던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사에 대한 관심도 많을 수밖에 없어 관련 도서들도 여러 권 펴냈다. 그러나 나는 전문 연구자는 아니었기 때문에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독립 만세운동이 처음 일어나고 곧바로 들불처럼 삼천리 곳곳에서 독립 만세운동이 벌어졌을 때, 영덕군 영해 일대에서 일어났던 독립 만세운동도 그 흐름의 하나 정도로만 파악하고 있었다.
내가 ‘영해 3.18 독립 만세운동’에 대해 잘 알게 된 것은 매년 두어 서너 번 몇몇 선후배와 함께 하는 기행을 통해서였다. 우리 일행 중 한 분의 선대 고향이 영해여서 가끔은 울진, 영덕 일대로 기행지를 정하기도 했는데, 그 일정을 영해 독립 만세운동 기념행사를 포함하는 3월 중순으로 잡았다. 그게 십수 년 전이다. 진짜 횃불을 들고 시민들을 따라다니기도 했다. 몇 년 전에는 코로나 유행으로 기념행사가 취소된 것을 모르고 왔다가 장터에서 국밥 한 그릇씩 먹고 떠난 적도 있었다.
영해 3.18 독립 만세운동! 일제의 수탈과 압제를 뚫고 1919년 서울에서 일어난 3.1만세운동을 이어받아 그해 3월 18일(음력 2월 17일) 영해 장날을 기해 영덕군 전 지역에서 일어난 조직적인 독립 만세운동 아닌가? 이 운동은 3월 18일을 기점으로 축산, 창수, 병곡 지역 2천여 명의 민중들이 조국의 독립을 부르짖었던 한강 이남에서 벌어진 최대 독립운동이다. 이때 순국한 분이 8명이고, 196명이 체포되어 185명이 실형을 선고받았으니, 그 한미한 농어촌 마을 민중들의 민족 자주독립에 대한 투쟁과 희생이 놀라울 뿐이다.
올해에도 3.18 독립 만세운동 기념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영해에 왔다. 매번 승용차 한 대, 같은 다섯 일행이다. 예약한 숙소에 주차해 놓고 시장 로터리에 나와 식전 행사를 구경했다. 지방이 소멸한다는 데, 어린 학생들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그런대로 많은 분이 오신 것 같다.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막걸리와 국밥을 한 그릇씩 먹고 나자 문화제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개막을 여는 서예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지만, 이어진 행사 내용은 너무나 실망적이었다.
좌석의 맨 앞줄에는 지역의 선출직 정치인과 공무원, 지역 유지 등이 느끼하게 진을 치고 앉아있었다. 영해 독립 만세운동을 이끈 애국지사들의 후손은 한 사람도 보이지도, 소개되지도 않는다. 내빈 소개, 독립선언서 낭독 모두 ‘남녀노소 각계’가 아니라 ‘그 나물에 그 밥들’의 몫이었다. 아무리 보수 정권의 텃밭이라지만, 그 여럿이 하는 축사, 격려사, 개회사에 다시 호시탐탐 한반도 진입을 노리는 일본에 대한 경고 한마디 없다. 모두가 동어반복.
이튿날 영해를 떠나 울진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김도현 의병장의 순국비 앞에서 그분의 절명시(絶命詩)를 읽고 가슴이 너무나 먹먹해 한참 동안 스스로 몸을 누이신 푸른 바다를 바라보았다. 후포한 회센터에서 생선회로 거나하니 낮술을 마셨다. 일본이 곧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다는데, 영덕, 울진을 비롯한 우리나라 동해안의 어업, 횟집은 어떻게 될까? 문득 어젯밤 행사와 여기 회센터 풍경이 오버랩된다. (김학민 / 전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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