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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제관계 변화와 아시아에서 양국의 위상 (下)
2022년 12월 29일(목) 11:08 [i주간영덕]
 

↑↑ 이 상 직
ⓒ i주간영덕
그간 중국의 대외 정책은 미국에 직접적으로 맞서지 않으면서 주변 국가에 위협을 주지 않는 선에서 아시아 역내 또는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키워가는 것을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정책 노선은 성공을 거두었으나, 이러한 정책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중국의 이와 같은 대외 정책을 바라보는 데는 서로 다른 이론적 시각이 존재하는데, 자유주의와 달리 현실주의 관점에서는 중국이 계속해서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국력을 강화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아시아 전체를 중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재편하려는 의도이다.

중국은 미국, 한국, 일본, 인도, 대만 등 국제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적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미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 기업과의 불공정 경쟁에 대해서 불만의 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미·중, 중·일, 한·중 간을 중심으로 역내 마찰의 가능성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안보정책은 근본적인 차이를 지닌다. 미국은 선제주의, 일방주의 등 비교적 직접적인 정책과 이를 지지하는 동맹 체제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전파하려 한다. 이러한 정책은 미국이 경제·군사적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며, 미국은 분명한 정책적 목적과 수단을 제시한다. 국가의 이상에 대한 자국의 도덕적 가치가 더욱 고귀하다고 믿으며, 냉전시대의 낡은 원칙과 관행을 타파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반면에 중국은 전략과 의도를 분명히 밝히고 있지 않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우려야말로 중화질서 등장에 대한 거부감이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이다. 중국은 협력안보, 일방주의, 다극체제 등 종잡을 수 없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는 위계적 국제체계에서 편승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서서히 지역내 군사적 패권 확보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안정적 세력균형은 단순한 힘의 균형이 아니라 강대국 간의 공존체제, 즉 무력사용을 자제하고 정권의 정당성에 대한 정의를 공유하며 질서유지를 위한 제도에 동의함으로써 형성될 수 있다. 지난 20년간 공존을 바탕으로 하는 미·중의 세력균형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으며, 양국은 상충되는 지역질서를 추구하며 대외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주로 군사적 수단을 이용한 질서를, 중국은 외교를 통한 질서를 주창하였다. 미국은 미군의 재배치, 다른 국가의 국내 안보정책에 대한 미군의 관여, 냉전시대 동맹체제 유지 등이 미국의 주요 활동인 반면, 중국은 자국 영토 및 민족의 통치권 등에 있어 부분적으로나마 지지를 보내는 국가들과 타협을 모색하며 UN체제의 안보질서에 중점을 둔다.

즉,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수준의 영향력을 갖추게 될 때까지 아시아지역 안보질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관측된다. 현재의 중국은 약 40년간의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적으로 높은 성장을 이룩함으로써 국제정치적·경제적 위상은 크게 신장된 것은 분명하나, 앞으로 중국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중국은 고도 경제성장과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의 결과, 분배 및 복지 문제, 지역간·계층간 격차, 수많은 공기업 부실, 도·농간 발전격차, 소수민족 갈등 등은 정치사회적 문제로 여전히 심각하다.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정치적 민주화에 대한 중국인의 잠재적 욕구 분출의 가능성은 향후 중국공산당이 안고 있는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중국의 정치개혁 문제는 정치사회적으로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 측면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자국의 경제발전 및 사회주의 시장체제 확립에 유리한 국제환경을 조성하고, 급격히 신장된 국력에 상응하는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려는 대외전략을 펴고 있다. 즉 세계 각국과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전방위 외교를 추진하면서 다자주의 외교를 전략적으로 중시하고 있다.
중국의 다자주의 외교는 미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미국의 일극체제와 일방주의를 의식하여 여타 국가들과의 우호협력에 의한 동반자 관계를 도모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내실 있는 영향력을 구축해 왔으나, 시진핑 체제에서 점차 공세적 자세로 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파워와 영향력은 여전히 세계 최강국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어서 중국이 대외전략 기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중국은 현재의 국제정치와 국제경제 질서 하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한 수혜자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행 국제질서의 근본적인 변혁을 추구하기보다는 기존의 혜택을 누리면서 점진적 정책변화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국제무대에서 미국과 경쟁하는 핵심 주도국으로의 부상을 시도할 경우 받을 수 있는 불리한 경제적 군사적 견제를 최소화하고자 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로 부상했으나 수억 명에 달하는 빈곤문제와 빈부격차, 대규모 실업, 코로나19 위기, 사회적 갈등 등 국내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자칫 국제사회에서 G2에 상응하는 중국역할론과 중국책임론이 부각될 경우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중국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끝으로 중국의 이 같은 대내외적인 환경에 비추어볼 때, 향후 중국이 미국의 위상을 능가하거나 미국을 압도하는 경쟁적인 구도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적·군사적 부상과 부분적인 도전이 예상되기는 하나, 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의 위상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하버드대학 경제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교수의 주장처럼 중국이 내륙 영토 확장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확장정책 패턴이 아시아 차원을 넘어 대양을 가로지르는 해외제국 형태를 띠고 있다. 게다가 현재 미국과 중국의 G2 관계는 더 이상 미국에 도움이 안 되지만 중국에게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서 향후 미·중 간 충돌과 불협화음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커다란 도전이 될 것이라는 진단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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