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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탈 원전정책과 신재생에너지의 허와 실
2018년 11월 23일(금) 14:54 [i주간영덕]
 

↑↑ 김만수/칼럼리스트
ⓒ i주간영덕
정부의 탈 원전정책과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추진되면서 세간에는 ‘탈 원전정책’과 ‘풍력발전, 태양광에너지 개발’ 등 대체에너지 사업이 갈수록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 원전정책과 대체에너지 개발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그리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 문제”, “안전성과 효율성” 등이 주요 이슈이다.

일전 지인과 잠시 차 한 잔 마시는 자리에서도 단연 이 문제가 화제가 되었다. 한 지인은 이와 관련하여 “안정된 노후준비를 위해 최근 2,000여평의 땅을 매입하여 태양광개발을 준비 중”이라며 꿈에 부풀어 있었다. 또 어떤 이는 “원자력에 비해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대체에너지 개발이야 말로 핵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적극 지지했다. 반면 대규모 풍력단지와 태양광단지가 설치된 인근에 거주하는 지인은 “풍력에너지와 태양광에너지 개발업체에서 ‘매년 수익금 일부를 마을발전기금으로 내 놓겠다’는 제의에 현혹되어 동의했는데 이후 1년여 동안 소음과 토사, 감당할 수 없는 반사광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한 지인은 “친환경도 좋고, 안전하다는 대체에너지도 다 좋지만 원자력보다 값싸고 효율적인 전기가 어디 있느냐? 그리고 무분별한 신재생에너지개발로 전국의 강과 산, 바다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데 환경을 파괴하면서 까지 대체에너지개발을 계속해야 하나?"면서 거들고 나섰다. 일순간에 평범한 민초들의 티타임 자리가 격한 토론장으로 변해 버렸다. 이런 현상들은 최근 어디를 가더라도 흔히 접할 수 있는 광경이다.

작금 다수 국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처럼 이 문제를 놓고 분쟁과 갈등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이상, 신재생에너지정책이 아무리 대통령 공약사항이긴 하지만 좁은 국토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대체에너지를 개발함에 있어 중장기적으로 안전성과 효율성, 경제성, 환경문제 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재검토해보아야 한다.

1979년 3월 28일 미국 드리마일 핵발전소 2호기와 1986년 4월 26일 옛 소련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4호기 폭발 참사 이후 국민안전을 고려하여 30년 전부터 탈 원전정책을 펴온 독일은 현재 신재생에너지가 전체전력 생산량 30%차지, 2050년엔 이를 100%까지 끌어 올릴 야심찬 계획으로 원전에너지 대신 내수 및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사용을 하고 있다. 그리고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미야기현 센다이시 앞바다의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 발생으로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참사 이후 에너지 공급을 절대적으로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안전성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었고, 현 정부에서도 그 일환으로 독일을 모델로 한 탈 원전정책 및 대체에너지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은 독일의 경우 추진과정도 신중했고, 주변 여건도 우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대체에너지를 개발함에 있어 환경오염과 부족한 전기량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최대 이슈였다. 즉 독일은 탈 원전 신재생에너지로 부족한 70%의 전기생산량을 원전으로 전기생산량이 풍부한 인근 프랑스 등지에서 수입하여 충당 가능했으며, 특히 우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그 이상도 즉시 수입 가능했기 때문에 에너지문제 관련 갈등이 없었으며, 특히 대체에너지 개발지역은 주변 환경과 미관을 최대한 고려하여 추진되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관련하여 독일의 브란덴부르크주 경제에너지부차관 헨드릭 피서가 지적했듯이 “태양광발전기나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무조건 세우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저장시스템이나 수요 공급 등 네트워크가 좋아야 하고, 특히 기존시스템과 잘 맞아야함으로 100년대계의 에너지 정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한국의 경우 이 같은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짧은 기간에 급속 시행하는 것 같아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한바 있다.

실제 우리의 현실은 재생에너지산업과 관련하여 ‘위기대처 콘트롤타워’도 없을 뿐 아니라, 철저한 사전준비나 계획도 없이 급하게 추진하다보니 아무런 전문지식도 없는 정권창출에 이바지한 개발업자들의 밥벌이 수단으로 전략하여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다보니 수많은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 문제점이란 가령 주택하나를 짖는대도 엄격한 도시계획 하에 개발행위가 진행되는데 비해 풍력이나 태양광은 지치단체장 승인만 떨어지면 산이든, 들이든, 바다든, 연못이던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파헤쳐지고 개발이 이루어지다보니 이 사업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절대다수 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극에 치달아 갈등과 민원발생의 불씨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폐기된 태양광 패널이 중금속 오염을 일으키며, 수상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일부 환경론자들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에 편승하여 가는 곳 마다 목숨 걸고 반대한다는 “풍력발전, 태양광 결사반대” 현수막이 거리에서 펄럭이고 있다.


아무리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도 사태가 이쯤 되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상식적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아무리 기술 발전을 하더라도 기존 화력이나 원전 효율성을 따라잡을 수 없다. 더군다나 전기차나 빅데이터 산업 등 앞으로 전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재생에너지만으로 그 수요를 감당하기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독일처럼 부족한 전기생산량을 주변국에서 수입해서 충당할 방법도 우리에겐 없다.

특히 태양광 패널 오염론은 일부 보수매체와 ‘문재인 정부 탈핵정책 반대’ 카톡방 · SNS를 통해 끈질기게 유포되는 주장으로 “태양광 패널이나 전지를 만들 때 재료에는 카드뮴이나 납 등 중금속도 포함하고 있는데, 다 쓴 패널을 폐기·매립하는 경우 땅에 중금속 오염 문제를 일으키며, 최근 저수지 등 공유수면에 설치되는 수상태양광도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인 진우삼교수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그런 주장을 반박할만한 데이터를 담은 신뢰할 만한 논문이 사실 없다.”고 밝힌바 있다.

전자파 문제도 마찬가지다. 태양광 패널 모듈 원료가 폴리실리콘인데, 그것은 규소(Si), 다시 말해 유리 원료가 되는 석영으로 만드는 것이다. 설령 납이나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수치로 표현하기 힘든 극소량일텐데, 아무튼 문제가 제기되었으니 제조공정부터 하나씩 검증해보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국면은 참 특이하다. 정부입장에서 보면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들을 종전 기득권을 가졌던 보수매체나 과거 집권당, 친원전단체 쪽에서 적극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좌파정권의 무리한 탈핵정책 추진으로 원전 관련 전문인력 재생산이 안되고, 관련 전문지식을 지닌 두뇌의 해외유출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 “재생에너지는 기존 원전이나 화력을 대체할 만한 효율성이 없는데도 대안으로 밀어 붙인다”는 것이다.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만든 것이 4차산업혁명위원회다. 내가 보기엔 바이오나 제약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전력과 IT의 결합이다. 전세계 기술혁신을 보더라도 전력과 IT가 배합된 특허가 월등히 많다. 지금 논의되는 것을 보면 전기차나 인공지능 등 개별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는 있지만 전력통신 융합에 대한 입장이나 계획은 없다. 전력시장을 국가 독점으로 두고 있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이스라엘과 한국밖에 없는데, 그 ‘시장 부재’의 폐해가 이제 발목을 잡는 본격적인 걸림돌로 드러나고 있다. 전력시장이 태양광이냐 원전이냐 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전력통신 융합비전을 가진 그룹이 없으니 한전은 자기 독점성을 유지하려고 하고, 통신사는 이동통신요금에만 매몰되어 있다. 한국이 IT강국이라고 하는데 전력IT가 너무 작동 안하다 보니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도 특정영역으로 쏠려 있다. 신기술이 현 체제에서 들어올 수 없고 구기술이 독점을 유지하도록 만들어놓은 시스템을 바꾸려면 시장을 열어야 하는데 그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결국 공은 다시 에너지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청와대와 당국의 리더십 문제로 돌아간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청와대 사회수석실에서 총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론화’를 통해 건설은 계속하기로 결정하면서 로드맵은 수정되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앞서 언급한 3020 플랜이다. 계획은 나왔지만 드라이브를 걸 주체가 명확하지 않으면서 컨트롤타워 부재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부 의지가 없는 것이 제일 문제다. 정치인 장관들은 벌써부터 총선 준비한다고 바쁘다. 촛불혁명 정부라고 하지만 실·국장급 관료들은 이명박근혜 시대를 거쳐 온 사람들이다. 원래부터 대기업에 휘둘리던 사람들인데, 청와대에서 추진 사인을 안 주는데 누가 움직이겠는가. 3020 정책을 세우면 뭐하나. 시장화가 안 되고, 산업화가 안 되고, 그나마 있는 회사들도 도산하게 생겼는데….

옷을 급하게 입다보면 단추를 잘못 낄 수도 있다. 잘못 낀 단추임을 알면서도 그대로 입고 다니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더 심각한 사태가 오기 전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탈 원전정책과 신재생에너지의 허와 실’을 신중히 검토하여 지혜를 모으고, 중지를 모으고, 그 대안을 시급히 찾아내야할 절박한 시점에 서있음을 정부는 자각해야 할 때다.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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