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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송월심동산(松月心童山)
2017년 06월 05일(월) 09:53 [i주간영덕]
 

ⓒ i주간영덕
이런저런 명상에 잠기다 소나무에 대한 지난 시절의 추억이 실타래처럼 이어졌다. 내 유년시절 겨울이 되면 동네 친구들과 적당한 크기의 소나무 가지를 꺾어 정성스럽게 팽이를 만들고 마을 안길 공터나 연못 얼음 위에서 팽이를 부딪쳐서 누가 더 오래 돌아가는지 내기도 하며 놀았다. 또한 소나무는 스케이트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소나무에 박아 넣은 스케이트 날은 철사 줄로 대용하고 얼음을 찍는 지팡이에는 못 잘라 박아 넣었다. 이렇게 소나무는 여러 가지 용도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초등학교 시절 교실 난롯불 피울 조개탄의 불쏘시개로 선생님과 함께 학교 주변의 산에 올라가서 솔방울 줍기도 하고 따서 가마니에 넣어 가지고 오기도 했다. 난로 위에 얹어 놓은 도시락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도시락으로 변하였고 때로는 너무 데워져 도시락의 밥이 눌어붙은 누룽지가 되어 물을 붓고 숭늉을 해 먹기도 했다. 우리는 먼저 난로에 도시락을 얹어 따뜻하게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해야만 했다. 너무 일찍 맨 아래에 놓아두면 밥이 눌어붙어 누룽지가 되고 너무 늦게 맨 위에 올려두면 따뜻하게 데워지지 않아 차가운 도시락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에는 겨울방학이 되면 소나무 밑에 떨어진 노란 솔잎을 갈고리로 긁어모아 땔감으로 사용하였다. 솔잎 갈비를 대나무 갈고리로 끌어 모아서 흩어지지 않게 발목을 받침대로 갈고리로 꽉 옥죄어 단단하게 단을 만들어 나뭇가지를 맨 아래쪽에 깔고는 차례차례로 쌓은 뒤 나뭇가지로 위를 덮어 부러지지 않게 묶는다. 이렇게 반듯하게 잘 포장된 솔잎 갈비를 지게로 지고 와 집 뒤뜰에 차곡차곡 쌓아 올려서 년 중 땔감으로 사용한 일들은 이제는 전설로 남게 되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매년 한두 번씩 부산 에덴공원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하여 선생님과 함께 솔잎을 갈아먹는 송충이를 잡으러 갔다. 그 무시무시하게 살찐 송충이는 보기에도 흉물스럽지만 털이 있어 피부에 쏘이게 되면 따끔하게 아프고 가려워서 애를 먹기도 했다. 또한, 크고 살찐 송충이가 땅에 떨어지면 발로 밟아 죽일 때 튕겨서 나오는 푸른색의 핏물은 정말 보기도 끔찍했다.

지난 시절 이런 솔에 관한 추억을 담은 솔숲 동산을 만들었다. 지금으로부터 칠팔 년 전 동산과 연못을 조성하고 경주에 있는 경북산림환경연구원에서 어린 소나무 열 그루를 사 심었다. 아내와 함께 울진 소광리 금강송 묘목을 가져와 동산에 대여섯 주를 더 심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동산을 송월심동산(松月心童山)이라 부르기로 했다. 소나무(松)와 달(月) 그리고 마음(心)이 함께 있는 아이(童) 산(山)이란 뜻이다. 솔과 달 그리고 마음이 있는 동산은 명상하는 머무름의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별들이 반짝이는 어둠의 이불 속 송월심동산의 명상은 처음에는 어두움의 두려움과 혼자의 외로움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어느덧 어두움의 두려움도 혼자의 외로움도 사라지고 밝고 평화로운 세상이 된다. 솔향기와 달의 기운은 녹슬고 닫혔던 감정의 골에 한 줄기 빛이 되었다. 오감이 열리고 선한 마음의 씨앗이 싹트면 우주와 소통하는 순간을 맞는다. 인생의 두려움과 불안도 한순간이고, 기쁨과 즐거움도 한순간이다. 절망과 불행도 한순간이고 성공과 행복도 한순간이다. 우리 인생의 모든 것이 한순간이다. 명상은 시간을 멈추게 하고 공간을 사라지게 하는 무아의 세상이다. 명상은 자연과 일심동체가 되는 시간이다.

‘사람은 이 세상에 때어날 때 도끼를 입에 물고 태어나 악한 말로 자기 몸을 스스로 찍는다. 욕할 사람을 두둔해 칭찬하고 마땅히 칭찬해야 할 사람을 오히려 헐뜯어 그의 죄는 입에서 나온 것이다.’는 옛 성인의 말씀을 새겨 보면서 돌탑 귀뚜라미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밤하늘에 떨어지는 유성처럼, 비바람에 지는 낙화처럼, 세월에 사라지는 우리 인생은 순간의 여정이다. 멀고 길게만 느껴졌던 지난 젊은 시절의 인생도 돌이켜 보니 한순간임을 송월심동산(松月心童山), 머무름의 장소에서 비로소 깨달았다.

수헌 장은재 이학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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