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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사계절 쑥 향기를 맡으며
2017년 04월 10일(월) 09:34 [i주간영덕]
 

ⓒ i주간영덕
하루 중 그림자가 가장 짧은 정오는 삼시 세끼 중 점심 때 임을 알리는 자연의 시계이다. 아내가 외출이라도 하면 식사는 혼자 해결해야 한다. 귀촌 생활은 시계와 스마트폰은 박물관의 골동품과 같다. 몸에 지니고 다니기에 불편할뿐더러 일상생활에 필요를 느끼지 못하여 서재에 전시품처럼 놓여 있다. 식사 준비를 위하여 가위를 들고 봄 정원을 다니면서 보드라운 어린 쑥과 냉이, 민들레, 광대나물, 가시오갈피 순 등 발길 따라 눈길 가는 대로 이것저것 식재료 되는 것을 채취하는 일은 즐겁다. 깨끗하게 씻으면 쑥국, 냉잇국, 비빔밥의 식재료가 된다. 시장 대신 정원에 장 보러 가는 것이 생활화 된지 오래다. 후각을 자극하는 이른 봄 노지의 어린 쑥은 향기와 함께 식감도 좋을 뿐 아니라 입맛을 돋궈주는 건강식품이다.

정원의 쑥 향기와 함께 어린 시절 쑥에 대한 추억이 아침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어릴 적 공부보다 농사일을 먼저 배웠다. 초등학교 취학하기 전부터 농사일을 도우며 배웠고 초등학교 다닐 때도 소 풀을 베어오고 소를 키우는 등 가사 돕는 일이 공부보다 우선이었다. 소 풀 중에는 쑥과 뿌리가 당연히 최고의 인기였다. 냇가 자갈밭이나 논 밭둑에 쑥을 발견하면 끝까지 땅을 파서 쑥 뿌리까지 채취하여 광주리에 담아 왔다. 그러면 부모님 칭찬은 물론이고 힘센 소는 농사일도 잘하고 살찐 소는 시골 장날 내다 팔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안다. 소 판 돈으로 대신 작은 송아지 한 마리를 사고 남는 돈은 학자금이나 농사자금으로 유용하게 사용되어 소는 종잣돈과 같은 구실을 했다. 어린 쑥은 쑥국을 끓여 먹거나 쑥버무리를 해 먹기도 했다. 단오의 쑥은 질겨서 대신 쑥떡을 해 식사나 간식 대용으로 많이 먹었다. 더운 여름 저녁, 집 마당에서 멍석을 깔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할 때 달려드는 성가신 모기 퇴치용으로 사용했다. 당시에 쑥은 귀한 식물로 대접을 받았다.

귀촌 첫해 처음 이곳으로 왔을 때 이 땅의 주인은 쑥이었다. 매우 어지럽거나 완전히 망해서 폐허가 된 상태를 비유적으로 말하는 말로만 듣던 쑥대밭을 보았다. 나무를 심고 텃밭의 채소를 가꾸면서 쑥은 잡초로 제거 대상물이다. 때로는 예초기로 때로는 낫으로 쑥을 제거할 때는 쑥 향에 취하기도 하고 버리기에 아까워 모아두기는 했지만 많은 쑥은 옛날 어린 시절 때처럼 대접을 받지 못했다. 차츰 해를 거듭할수록 나무도 자라 정원의 모습은 변했지만 그래도 쑥은 여전히 어느 곳에서나 얼굴을 내밀고 생활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른 봄 마을 할머니의 광주리에 담겨있는 어린 쑥에서 늦여름 목욕탕에 담겨 쑥 찜질의 재료가 되는 다 자란 쑥까지 향기로운 쑥 향기를 맡으며 쑥의 전 일생을 볼 수 있다. 깨알보다 작은 씨앗은 거친 대지를 뚫고 나온 줄기와 잎은 한 몸이 되어 하늘을 향해 자라 붉은색의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다.

쑥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쑥에 대한 애착도 늘어났다. 다년생 초본 식물인 쑥은 여름에 꽃을 피워 씨앗도 맺고 뿌리로도 번식한다. 번식력이 강하여 황폐한 땅 어디서나 잘 자란다. 점령한 땅에서 자라는 쑥은 왕성한 자람을 보여 잎도 키도 기존 형제들이 자라는 군락지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자란다. 점령지의 비경쟁과 군락지의 경쟁 차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점령지에서 자라고 있는 쑥들을 발견하고 채취할 때면 잠깐이라도 많은 쑥을 채취할 수 있다. 크게 자란 쑥들은 칼이 아니라 가위로 보드라운 윗부분만을 잘라 식용으로 사용하는 요령까지도 터득했다. 이른 봄 양지바른 언덕 아래에는 자람이 빠르지만, 바람길이 되는 돌출부나 들판에는 자람이 늦어 장소에 따라 채취 시기가 달라진다.

이제는 쑥에 대한 지식이 자연스레 생겨 여러모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3월의 어린 쑥은 민들레와 함께 된장국이나 비빔밥의 식재료가 되고 4월의 보드라운 어린 쑥은 살짝 더운물에 데친 후 비닐봉지에 싸서 바로 냉장고의 냉동실에 넣어 두고 다음 해 쑥이 나올 때까지 쑥국의 식재료로 사용한다. 그리고 5월 단오 전후의 쑥은 찹쌀과 견과류 등을 넣어 향기로운 쑥 향기가 물씬 나는 쑥떡의 식재료로 사용한다. 바로 찐 더운 김이 나는 쑥떡을 비닐봉지에 싸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일 년 동안 아침 식사대용이 된다. 전날 냉동실에서 꺼내어 놓으면 다음 날 아침이면 몰랑몰랑한 맛있는 쑥떡이 되어 잼이나 꿀을 발라 먹으면서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면 기분 좋은 식사가 된다. 칠팔월의 다 자란 쑥을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온욕할 때 사용한다.

쑥은 강화도의 약쑥 등 약용식물로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식용으로 원할 때면 언제나 식탁에 올릴 수 있다. 이제는 여유가 생겨 정원에 자라는 쑥을 채취하여 지인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고 형제들을 불러 일 년 동안 먹을 쑥을 채취하기도 한다. 입맛을 돋우는 향긋한 쑥 향기가 나는 쑥국과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의 쑥떡을 먹으면서 사계절 쑥 향기를 맡으며 살아가는 시골생활은 평화롭기만 하다.

수헌 장은재 이학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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