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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 국립공원 영덕구역 탐방로 전인미답 원시의 속살을 드러내다
2016년 10월 20일(목) 13:28 [i주간영덕]
 

ⓒ i주간영덕


영덕군청 환경위생과 박병칠

-. 프롤로그
주왕산 국립공원 영덕구간 탐방로가 개방되었다.
소통길로 명명된 이 산악루트는 영덕군 달산면 용전리 갓바위골에서 대궐령, 왕거암을 거처 청송 가메봉 삼거리에 이르는 6.2km 구간이다.
지역 주민들은 국립공원 지정 40년만의 낭보에 무척 고무되어 있고나 또한 이 탐방로 개방을 노심초사 기다려온 터라 감회가 새롭다.

나는 대궐령 아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주왕의 애틋한 전설을 들으며 자랐으며 지금도 그곳은 내 삶의 터전 일부다.
특히 어릴적 추억의 편린들은 반세기가 지난 아직도 어제일 처럼 오롯이 남아있다.
오십여년 전 현재는 폐교가 되어 흔적만 남은 탐방로 인근 초등학교를 다니며 학교에서 기르는 토끼에 먹일 풀을 뜯었고, 혹한의 겨울 눈덮힌 갓바위골 기슭에서 동급생들과 들짐승을 쫏았다.

때로는 어린 내 키보다 큰 지개를 바쳐지고 아버지를 따라 땔감을 구하러 다녔으며, 만물이 움트는 봄이면 어머니 손을 잡고 대궐령 자락에서 참나물과 고사리등 산나물 채취에 하루해를 보냈다.

또한 역사의 시계를 칠십년 전으로 거슬러 보면 사상과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해방정국, 이 아름답고 고상한 이름의 대궐령은 빨치산의 소굴이 되어 이데올로기의 산 제물로 괴멸해 가는 그들을 속절없이 보게 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들은 이곳을 안식삼아 필사의 항전을 거듭 했는데 마지막 한방울의 선지혈 까지 능선에 흩뿌리며 “공산주의 만세”를 외치며 죽어갔다 하니 역시 물보다 진한 것은 피요, 피보다 진한 것은 사상 인가 보다.

이 파란만장의 영욕을 부침 해온 주왕산은 오늘도 우리 곁에서 말없이 시대를 증언 하고 있다
이처럼 대궐령은 나에 있어 각별 하고 유별난 산이며 그 아늑한 품속을 오늘 나는 걷고 있다.
주왕의 흔적따라 만산홍엽의 사십리를 누비다.

갓바위골 주차장 ~ 갓바위골 지킴터(용암사입구) : 1.8km

달산면 용전리 주차장에 주차 해야만 한다. 농로라 생각하고 차를 몰았다 가는 중간에 경운기나 트렉터를 만나 수백 미터를 후진해야 하는 수고와 낭패를 볼지도 모를 일이다.
이 구간은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워밍업 하는 코스로 보고 가볍게 걸으면 되는데 30분 정도 걸린다.

깊어 가는 가을이 아쉬운 이름 모를 야생초와 들국화의 진한 향내를 맡으며 야트막한 산허리와 개울을 벗삼아 걷는 만추지경이 낭만을 자아낸다.
특히1.2km지점의 산중 호수는 호젓한 주변 산세와 어우러저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며, 물안개 피는 아침이면 신비감 마저 감돈다.

갓바위 지킴터 ~ 갓바위 : 1.6km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되는 구간이며 전체 코스중 가장 힘들고 에너지 소모가 많은 곳으로 1시간10분 정도가 소요된다.
등반 초입부터 가파른 산길이 이어지고 목책 계단과 전망대를 수시로 만나는 마의 구간이다.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몰아 쉬며 탁 트인 주변을 조망하는 것은 산행의 묘미고 힘든 산에 오르는 자만이 누리는 특권이라 할수 있다.

갓바위 바로 아래 전망대를 조금 비켜 오르다 보면 거대한 암봉을 만나는데 세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멘 앞의 바위가 멀리서 보면 갓 모양을 하고 있어 “갓바위” 라 부른다.

갓바위 ~ 대궐령 : 0.4km

이 코스 역시 대단한 체력이 소모되는 난 코스다.
갓바위를 뒤로 한지 20여분 드디어 사방이 확트인 대궐령에 섰다.
조망점 마다 전망대가 있어 영덕, 영양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불타는 만산홍엽의 장관과 아스라이 멀리 창포 해맞이 공원, 풍력단지 그리고 그 너머 하늘과 맞닿은 곳에 동해의 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펼처 있다.
산에 오를 때 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는 사실을 절감한다.

가파르고 험한 산길을 올라 정상에 이른 사람은 돈으로 살수 없는 멋진 풍광에 감탄하며 그간의 힘든 여정을 보상 받는다.
우리는 이맛에 산을 오르고 진정한 산행의 묘미를 느낀다.
대궐령은 영덕군과 청송군의 경계를 이루며 주왕산 국립공원 동쪽 끝에 위치한다. 그옛날 중국의 주도가 왕을 자처하며 이곳에 대궐을 지었다 한다. 능선 아래는 신라때 축조한 달로산성이 1500년 세월을 무색하게 흔적만을 간직하고 있다

대궐령 ~ 왕거암 : 2.6km

이코스는 완만한 능선길로 이루어저 있어 누구나 무난한 산행을 즐길수 있으며 1시간10분 정도 소요된다.
왕거암을 표시하는 거대한 바윗석 곁에 말로만 듣던 왕거암이 아주 보잘 것 없는 돌무더기 형태를 취하고 있어 적잖이 실망 했으나 바위의 규모가 거암이 아니고 주왕이 거처 했다는 의미로 쓰였음을 오래지 않아 곧 알게 되었다.

주왕산에는 곳곳에 주왕의 애절한 전설이 살아 숨쉰다.
주왕이란 산이름 부터 주왕굴.장군봉.왕거암.대궐령등 주왕과 관계되는 지명이 많아 전설로만 치부할수 없는 이유다.
대궐령을 지나 2.3km지점에 이르면 지품면 기사리로 통하는 길목이 나오는데 이름하여 왕거암 삼거리다.

왕거암 ~ 가메봉 삼거리 : 1.6km

이 코스 역시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길 40여분 이어진다.
능선에는 떡갈나무,굴참나무,참나무,소나무등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으며 지천에 도토리가 널린 것으로 보아 겨울철 배고픈 산짐승의 일용할 양식이 될 것이다. 또한 발아래는 수십길 절벽이 마주하고 간간이 잡목들 사이로 야뜨막한 산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가기를 반복한다.
아름들이 낙낙 장송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으나 하나같이 깊은 상흔을 입었다. 이는 2차 대전 당시 동아시아를 전쟁의 수렁으로 몰아넣은 일제가 부족한 원유 대신 송진을 수탈하면서 남긴 생채기 인데 이 무인지경의 소나무 마저도 피할수 없었던 것 같아 마음이 아렸다.

이런 연유로 김구 선생은 “일제는 우리 대한의 금수어별은 물론 산천초목 한태도 원수다” (注, 일명 치하포 사건으로 백범이 스무살 되던해 국모가 일제에 의해 시해되는 미증유의 변란(일명 을미사변)에 비분강개 하던중 일본 육군 중위를 치하포에서 격살 수장시키며 한말) 며 백범일지에 적고 있다.

그 말씀은 반세기 후 현실이 되었고 선생의 놀라운 예지력과 혜안에 감복하지 않을수 없다.
가메봉 삼거리에서는 절골 탐방 지원센터와 내원마을을 경유해서 대전사로 가는 탐방로가 각각 있다.
갓바위골에서 이곳 가메봉 삼거리까지 6.2km가 금번 개방 구간이다.

가메봉삼거리 ~ 내원마을 : 3.5km

이코스는 숲이 우거저 하늘을 볼 수 없는 자연 원시림이 바다를 이루고 수시로 예쁘고 아기 자기한 계곡과 작은 폭포를 만난다.
다소 지루한 내리막길이 1시간 10분 동안 이어 지지만 도심에서는 결코 느낄수 없는 낙엽 타는 냄새며 이름 모를 산새 소리에 몸과 마음은 어느새 힐링의 에너지로 충만한다.

주왕산 내원마을은 2000년 초까지 전국 최오지로 알려저 때묻지 않는 자연을 그리워 하는 도시인에게 큰 인기와 위안이 되었다.
십여년 전에는 민가가 있었는데 지금은 타지로 이주하고 흔적만 남아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내원마을 ~ 대전사 입구매표소 : 3.5km

이 코스는 일반 관광객이 가장 많이 그리고 자주 찾는 구간이다. 지금까지의 탐방로가 산악인을 위한 등산로라면 앞으로 대전사까지의 구간은 행락객을 위한 산책 코스다.
이곳은 1.2.3 폭포를 비롯한 기암절벽과 단애 그리고 굴과 계곡 등 주왕산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볼거리가 많아 연중 인파가 넘처 난다.

특히 가을산의 대명사로 불리는 주왕산은 요즘 같은 주말과 휴일에는 극심한 교통체증과 함께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늘은 높고 청명한 가운데 오직 바람소리 물소리 낙엽 밟는 소리 그리고 이름 모를 새소리가 전부다.
만산홍협으로 이어지는 오색의 파노라마, 그리고 코끝을 진하게 자극하는 낙엽 내음은 천국이 따로 없다.

-. 에필로그

오래 전부터 나는 주왕의 채취가 베어 있는 전인미답의 이 원시 구간을 걷고 싶었다. 그 바램이 오늘 이루어저 기쁘다
산길 15km를 7시간여 만에 완주 하고 나니 몸은 저리고 아프나 마음만은 뿌듯하고 상쾌하다.

이번 탐방로 개방으로 대궐령과 갓바위, 왕거암등 그동안 전설로 남아있던 비경들이 일반에 공개되어 새로운 관광 명소로 각광받게 됨은 자명한 일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하리라 본다.

주지한 바와 같이 영덕 서부내륙 갓바위에서 왕거암을 거처 가메봉에 이르는 등산 루트가 생긴 것은 주왕산 국립공원 40년만의 일이다.
주왕산은 공원면적 105,582㎢의 삼분의 일이 영덕군에 속해 있음에도 학소대 반경10km의 폭포 및 단애와 굴을 비롯한 못, 계곡 위주로만 개발해 왔다.
이것이 결국 오늘날 많은 이들로 부터 청송 주왕산 으로 불리게 되는 주 원인이며 어쩌면 당연한 귀결 인지도 모른다.

민선6기 후반기를 맞아 “깨끗한 변화 활기찬 영덕”의 슬로건으로 더큰 가치 창출에 온힘을 쏫고 있는 영덕군은 사통팔달의 교통및 관광 인프라를 완벽히 갖추고 손님 맞을 준비에 올인한 상태다.

특히 다가온 연말, 영덕 ~ 상주간 동서 4축 고속도로가 준공되고 포항과 삼척을 잇는 동해안 철도는 내년 상반기 영덕까지를 목표로 순항함에 따라 철도 시대의 서막도 눈앞에 왔다.
어디 그뿐이랴, 지구촌 식도락가의 입맛을 사로잡는 대한민국 대표 먹거리 영덕 대개와 지금 한창 제철을 만나 경향각지로 직송되는 산송이를 비롯한 청정 동해바다및 이름난 산, 강과계곡, 그리고 해맞이 공원과 64km전 구간 동해 바다를 끼고 걷는 명품 불루로드는 우리지역의 대표 브렌드요, 자랑거리다.

문제는 사태처럼 밀려오는 관광객을 어떻게 맞이할 것이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와 운명이 크게 달라진다.
앞으로 이 천재일우의 호기를 잡을 것인가 말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 군민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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