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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 설화와 조상들의 나무사랑을 문화콘텐츠로...
2015년 09월 16일(수) 11:18 [i주간영덕]
 

ⓒ i주간영덕
오래되고(노.老), 거대하고(거.巨), 마을나무(수.樹)로 주민들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나무를 우리는 일반적으로 노거수라 부른다. 노거수는 우리 마을 주변에 우리와 함께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로 불리어지고 있다.

마을의 안녕과 평화, 풍년을 기원하는 나무를 동목, 신목, 당산목이라 하고, 휴식 제공과 풍치를 목적으로 심은 나무를 정자목, 피서목, 풍치목이라 한다. 강가에 방수나 방풍의 목적으로 심은 나무를 호안목, 방풍목이라 하고, 희귀한 나무를 희귀목, 기괴한 형태의 나무를 기형목이라 하고, 역사적 인물이나 위인 등이 심은 나무를 명목이라 한다.

이런 여러 가지 기능과 심은 목적에 따라 노거수 명칭을 부여하고 고사나 설화를 만들었다. 노거수에 대한 고사와 설화는 단순한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동격으로 대하거나 신격화하여 마을 주민들의 공동체 생활의 구심적 역할과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함부로 훼손하지 못하게 하였다.

먼저 징벌담의 노거수 설화는 노거수를 신성시해야 하고 제사를 소홀히 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사례를 보면 ‘포항시 죽장면 매현리 마을숲 속에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당산나무가 있다. 제사를 올리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열흘 전에 마을사람들이 모여 제주를 선정하고 제주 이외의 타인은 일절 마을 숲 출입을 금지하는 신성지역으로 정한다거나, 제주는 당제 3일 전부터 목욕을 깨끗이 하고 제수를 준비하여 온 정성을 다하여 제사를 올린다.’고 한다.

여기에 더하여 당산나무 주변에 있는 흙 한 줌, 나뭇가지 한 개라도 집에 가져가 이용하면 화가 생긴다고 하여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자연의 순환에 맡겨놓는 지극히 자연적인 나무사랑의 최고수단이라 할 수 있겠다.

일제 말기 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그 무시무시하던 시절인 1942년에 일본정부에서 선박 건조용으로 숲을 마구 벌채하는 것을 주민들이 중지시켰다하니 나무에 대한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우리 조상들은 마을 숲과 나무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고사와 설화로 자율적으로 지켜오고 있었다.

둘째, 동물담의 노거수 설화는 노거수에 특정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 생물에게 위해를 가하면 천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특정 생물로 뱀이 높은 빈도로 나타나고 있다. 뱀은 사탄과 같은 사악함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지만 노거수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킴이 동물로도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노거수는 생물서식처로 생물이 사는 마을이라 할 수 있겠다.

지구환경을 살리고 생물과 나무를 함께 보호하는 조상들의 지혜라 할 수 있겠다. 자연의 은혜를 알고 자연을 보호하는 민족은 흥하고 그 반대로 자연을 훼손하는 민족은 빨리 쇠한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셋째, 환생담의 노거수 설화는 사람이나 동물이 죽은 후 나무로 환생하여 신앙의 대상이 되거나 신성시 된다는 것이다. 사례를 보면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마을 입구에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는 은행나무는 월선이라는 천비의 혼이 나무로 환생한 것으로 그 혼을 달래기 위해서 나무를 보호해야 재앙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나무는 마을의 자연부락 주변 지형의 전체적 공간구조 속에서 자연 경관의 한 요소를 만들뿐만 아니라 문화적 생태적으로 다양한 이익을 창출하면서 마을주민 공동체의 중심 공간 역할도 수행 하고 있다.

넷째, 이밖에도 ‘미래를 예견하거나 인간에게 풍요를 가져다주고, 울거나 혈흔을 나타내는 영험이 있다는 영험담의 노거수 설화’, ‘마을을 개척한 사람이나 역사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람이 심었다는 고사의 식목담’, ‘꿈속에 낮선 사람이 나타나 계시하는 대로 이행하면 반드시 유리한 상황이 전개된다는 이인계시담의 노거수 설화’, ‘꿈 이야기가 부가되어 있는 것으로 꿈속에 목신이 나타나 인간에게 계시하는 것으로 사람과 대결한다거나 괴질을 물리친다는 현몽담의 노거수 설화’, ‘풍수지리설이 포함되는 풍수담의 노거수 설화’ 등이 있다.

설화의 향유집단인 마을 주민들은 인간 행위에 대한 노거수의 징벌과 영험을 이야기 하며 노거수를 신성시 하고 보호하였다. 노거수는 마을 주민들의 어떤 운명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암시를 나타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노거수를 베어낸 사람이나 가족이 결국은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는 어느 마을에서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랜 세월동안 조상대대로 마을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여 또한 후손까지 살아가는 노거수는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노거수 설화는 민속 문화, 민속 신앙의 차원에서 노거수가 보호되는 설화로서, 설화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자연숭배 사상, 조상숭배 사상, 영혼불멸 사상 등이 있다. 이러한 노거수 설화는 전승집단의 의식이 문학적으로 형상화되어 흥미와 교훈을 주기도 하며, 삶의 지혜를 얻게 해 준다. 뿐만 아니라 마을의 결속을 강화시키고 마을의 경관을 이루는 노거수를 보호해 주는 기능으로 발전하여 전체적 생태계 천이의 자연성과 생물의 다양성을 높여주는 기능으로 발전한다. 노거수 설화는 우리 조상들의 나무사랑의 최고 미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노거수 스토리를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면 어떨까?

수헌 장은재 이학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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