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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2015년 09월 02일(수) 11:35 [i주간영덕]
 

↑↑ 영덕경찰서 112종합상황팀장 지준선
ⓒ i주간영덕
동해안 작은 해수욕장은 마지막 피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오늘밤은 어떤 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우리를 필요로 할까?” 약간의 걱정과, 내일부터는 덜 바쁠 거라는 기대가 교차한다. 아랫배에 힘을 줘 약속된 칸에 채우고 무기와 장구가 단단히 붙어있는지 흔들어본다. 오늘 야간근무도 긴장해서 잘 대비하라고 혁대는 나에게 말했다.

“박 경장! 저녁 많이 먹었나? 순찰 한 바퀴 돌자!
큰 도로를 시작으로, 가게밀집지역과 주택지역을 순찰하며 교통사고위험은 없는지! 도난과 생활안전위험요소는 없는지를 살폈다. 늘 그렇게, 늘어진 속옷차림의 어르신께는 문안인사를 드렸다.

해수욕장의 좁은 일방통행 길을 천천히 빠져나올 때였다. 119차량이 보였다. 일행이 던진 낚시 바늘에 종아리를 찔린 남자의 응급처치는 다된 상황이다. 119대원은 남자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 “저~ 선생님! 지금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서요.”그 어려움을 알기에 가만히 있지 못했다. “선생님 여기서 시내병원에 갔다 오는데 40분은 걸립니다. 택시를 이용하면 안 되겠습니까?” “병원에 좀 데려다 주세요!” 119대원은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태우고 출발했다. “좀 더 강하게 말할 걸 그랬나!” 비정상과 정상, 위험과 안전”의 경계는 모호하다. 그 남자 입장에서는 위험이 있어 그렇게 하는 것이 정상적이었겠지만……. 찜찜한 기분을 뒤로 하고 좁은 길을 빠져나왔다.

“순찰차○호, ○○민박집 앞, 차량 내에 아이가 잠들었는데 차문이 잠겼다는 신고!, 신속 도착하여 조치하기 바람”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112지령실로부터 출동명령이 떨어졌다. 다시 일방통행 길로 현장에 도착했다 “무슨 일입니까” “애가 차 안에서 잠들었는데요, 차 문이 잠겨 열 수가 없습니다. “누가 잠갔는데요?, 예비키는요?” “저녁 먹고 덥다기에 에어컨을 틀어주었는데 애가 잠그고 잠들었나 봅니다. 예비키는 집에…….” “얼마나 됐습니까, 몇 살 입니까?” 어느새 말이 빨라졌다. “저녁 먹고 바로……. 3시간쯤 됐습니다. 6살입니다” “그 동안 한 번도 안 봤습니까? 119는 불렀습니까?” “한잔하다가 깜빡했습니다. 119는 환자후송 중이라 30분 넘게 걸린다고 하네요!” 아이가 뛰어놀았을 장면이 떠오른다. 덩치 큰 무쏘차량 냉각팬의 왕왕거림은 거친 엔진소리를 누르고 있다. 에어컨 눈금은 오른쪽 끝에 머물러 있다. 아이는 뒤로 젖힌 조수석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있다. “애야, 일어나, 일어나” 창문을 탕탕 두드리다 차량을 좌우로 흔들어 보았다. 작은 움직임도 없다. “박 경장! 순찰차에 망치 좀 가져온 나!” 촉빠른 박 경장이 눈치 채지 않도록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불안감이 밀려온다.

조각이 튈 것을 대비해 운전석 뒤쪽 삼각유리를 내리쳤다! ‘투~툭’빗겨 맞는다. 떨고 있었다. 다시 내리쳤다. 또 약했다. 불안감은 점점 커진다. 119가 없다. 30번 누르고 2번 불고, 심폐소생술 다음에는 뭘 해야 하나! 머릿속이 하얗다. 힘을 모아 내리쳤다. “퍽”유리조각은 튀지 않고 깨졌다. “야~아!”큰 소리로 부르며 아이를 들어올렸다. “우~웅. 웅”입을 오므리고, 고여 있던 왼팔이 먼저 올라가고, 다음 오른팔이, 손가락 10개가, 다리가, 발가락 10개가 차례로 곧추섰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눈을 뜬다.

골든타임이었다면! 더 늦었더라면! 112도 없었다면! 지난여름의 일이었다.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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