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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유년시절
2015년 03월 03일(화) 14:40 [i주간영덕]
 

ⓒ i주간영덕
안개 낀 새벽은 물체를 정확히 볼 수도 확인할 수도 없다. 그러나 해가 돋고 안개가 걷히면 자연스럽게 실체가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야 모습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잊고 있을 뿐이지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유년시절을 조명해 본다.

그의 인생은 격동의 세월을 거쳐온 대한민국 현대사가 압축되어 녹아 있었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건국과 6.25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의 시기 이런 애증과 혼란의 사회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익힌 경험이 바로 준비된 대통령으로 국정을 수행하였다고 생각된다. 어린 시절 힘겹고 팍팍한 삶이 대통령직 수행에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였다.

어떤 상황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도전하고 극복한 긍정적인 사고와 의식은 시간의 흐름과 직책의 변화와 함께 더욱 진화를 거듭하여 위기를 극복함은 물론 그 위기 속에서 먼저 미래를 준비하는 혜안을 가지게 된 원동력이 아닐까?

유년시절의 경험은 평생의 자산으로 남는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미국 여자 선교사가 미국에서 모아온 헌 옷이 담긴 큰 상자에서 옷을 꺼내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있을 때 기운 자국 없는 깨끗한 바지를 한 벌 얻어 입고 싶어서 줄을 섰다.

그러나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에 차마 앞에 서지 못하고 맨 뒤에 섰다가 차례도 되기 전에 옷이 동나 얻어 입지도 못하자 다음부터는 이런 일은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변하여 그의 자존심을 키웠다. 이 경험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여 공화당 출신의 부시대통령과 민주당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을 때 “나는 미국에 빚 진 것이 없다”는 에피소드로 감동하게 하여 부드러운 대화를 이끌었으며 한미동맹 외교관계를 굳건히 하였다.

6.25 전쟁으로 아버지가 실직하는 바람에 가족들이 술지게미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허다했다. 그것도 술지게미 중에 가장 싼 것을 사다 끓여 먹었다. 술지게미를 먹고 등교하는 날이면 선생님은 오해하여 “어린놈이 뭘 먹었기에 술 냄새를 풍기느냐?”고 혼을 내셨다. 그러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아 입을 꽉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더 혼나곤 했다.

나중에 가난하여 중학교를 졸업하고 형의 학비를 보태기 위하여 어머니와 시장에서 행상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본 중학교 선생님이 그 때서야 오해를 한 것을 알고는 포항 동지상업고등학교 야간반에 입학하게 하였다. 그는 주경야독으로 3년 내내 수석을 해서 장학생으로 졸업을 하였다. 이런 경험이 나중에 그의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여 장학재산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

고등학교 야간반에 다니면서 낮에는 어머니를 도와 국화빵 굽는 일을 돕다가 따로 독립해서 장사를 하라고 어머니께서 뻥튀기 기계를 싸주셨다. 공교롭게도 그 장소가 여자 중고등학교 등하교길이라서 한 겨울에 밀짚모자를 푹 눌러 쓰고 일했다. 왜냐 하면 장사를 마치고 나면 바로 야간 학교로 가야 하기 때문에 교복 차림으로 일하다보니 얼굴과 손은 온통 그을음으로 시커멓게 돼서 지나가는 여학생들이 자기만 쳐다보는 것 같아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께서는 그런 자식의 마음을 충분히 아실 수 있으면서도 그것을 보시고 머리를 힘껏 쥐어박으며 호통을 치셨다. “장사를 하려면 손님과 눈을 맞주쳐야지 무엇이 창피해서 이 추운 겨울에 밀짚모자를 쓰고 있느냐. 죄를 짓거나 남을 속이는 것도 아니고 네가 네 힘으로 살기 위해 당당하게 일하는데 무엇이 부끄러우냐?” 어머니께서는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남의 도움을 받기는커녕 늘 이웃의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데리고 다니면서 남의 집안일을 함께 도왔다. 이런 어머니의 교훈과 가난이 인생의 큰 스승이 되었다 한다.

회고록 발간에 대해서 말들이 많은 것 같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긍정 또는 부정적인 양면의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정책결정과정의 고뇌를 읽을 수 있고 또한 진실을 알 수 있어 많은 부분의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처럼 그는 유년시절의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그 경험을 살려서 현대건설의 CEO를 거쳐 서울특별시장, 대통령의 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고 믿는다.

수헌 장은재 이학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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