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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 밀레니엄 느티나무와 여성
2014년 09월 04일(목) 10:25 [i주간영덕]
 

ⓒ i주간영덕
생명(生命)이란 한자로 풀이해 보면 생(生)으로 태어나라고 명(命)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생명의 생(生)이란 상형문자 속에는 나무(木)와 흙(土)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동양에서 살아 숨 쉬는 생물을 대표하는 것으로 나무를 삼은 것이다. 이것은 하늘은 아버지요, 땅은 어머니라는 음양의 자연관에서 하늘과 땅의 연결고리로 나무를 이해하는 것과 같다. 땅에서 솟아나는 나무 가운데 하늘과의 이음을 가지고 있는 큰 느티나무에 대한 수목 숭배는 인간의 토속 신앙적 행위의 중심에 서 있다.

한민족 역시 노거수에는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왔고 울창한 산림 속에는 신이 존재한다고 인식하여 노거수라는 자연물을 통하여 보다 큰 영감과 안녕을 기원하였다. 단군신화속의 신수(神樹)나 신단수(神檀樹),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의 박(朴, 점을 치는 나무) 등의 의미에서도 수목에 대한 선조들의 심원적 사고를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자연의 위대한 생명력에서 활력을 부활시키고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철학으로 자연과 친밀하며 위대한 감화력을 얻으려는 욕구의 발로이다.

우리 한민족은 풍수지리학적으로 길지(吉地)를 택하여 마을을 조성하여 정착하면서 마을 앞 어귀에 남자를 상징하는 전나무와 여자를 상징하는 느티나무를 심어 마을 수호신으로 삼아 왔다. 이는 우리 한민족 DNA에 남자는 전나무, 여자는 느티나무라는 등식이 담겨져 있다 하겠다. 전통 민속 문화 속에 스며있는 다양한 노거수 문화는 알게 모르게 우리 한민족의 DNA에 자연스레 배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마을 수호신 나무에 매년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는 정성은 우리 한민족만의 독특한 문화이다.

전통적인 마을나무의 한 유형으로 느티나무-전나무, 또는 느티나무-남근석은 한 쌍으로서 음양오행설의 동양사상을 잘 나타내고 있다. 느티나무는 음이고 전나무와 남근석은 양으로 서로 음양의 조화를 이룬다. 남성을 상징하는 전나무에 조화를 이루는 수종으로 느티나무를 선택한 이유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전통 문화 속에서 느티나무는 교목성 수종 가운데 여성을 상징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느티나무는 수형으로 보아도 우람한 여장부의 이미지를 떠 울린다. 장년기의 느티나무 수형은 장타원형으로 오지랖이 넓은 치마를 펼친 듯 하며, 풍요로운 다산을 상징할 만큼 엄청난 양의 잎과 꽃 그리고 열매를 생산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생물종이 깃들 수 있는 생물 서식처로서의 기능을 감당하기에 다른 수종에 비해서 매우 유리한 수형을 가지고 있다. 결국 느티나무는 어머니와 같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수종임에는 틀림이 없다.

느티나무(여성)에 대응하는 전나무(남성)는 옆으로 퍼지는 느티나무와 대조가 되는 하늘로 곧게 치솟는 수형을 가지고 있으며, 뻣뻣하게 위로 서 있는 열매의 형상을 남근에 대응시키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전나무는 1년 내내 푸른 상록침엽수종이라면 느티나무는 계절에 따라 상관을 달리하는 하록활엽수종이다. 느티나무와 전나무는 음양의 정서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식물종이라 할 수 있다. -전나무가 생육 할 수 없을 정도의 온난 건조한 환경조건의 입지에서는 남근석이 전나무를 대신하고 있다.

느티나무 노거수는 전국 어느 곳에서나 자생하고 있어 느티나무와 전나무, 느티나무와 남근석 유형으로 느티나무를 대신하는 자연물은 없다. 반면에 전나무를 대신하는 것으로는 남근석이 있다. 비약적인 논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나무는 마을에서 차츰 사라져가고 있고 현재 대구 경북만 하더라도 수도산, 운문사, 운달산 등 산 속에 자라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느티나무는 새천년의 밀레니엄 나무로 지정되어 공원의 조경수, 도로의 가로수로 널리 식재되고 있다.

여성을 상징하는 느티나무 같은 삶처럼 21세기는 여성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거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를 지식경영자 중심의 글로벌 사회라 하였다. 미래사회는 남성으로 상징되는 힘의 지배가 아닌 여성으로 상징되는 부드러움과 유연함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우주 만물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여성이요, 가장 섬세하고 부드러움을 가진 것도 여성이다. 남을 배려하고 희생정신이 강한 것도 여성이요, 힘과 완력이 아닌 감성과 자상함의 표징도 여성이다. 즉 21세기는 여성의 시대이다. 농경시대와 산업사회 시대에는 힘을 필요로 하는 사회로 남성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분명 여성의 시대이다. 남자는 쟁취한 후 쓰고 버리지만 여자는 생명을 만들고 보존한다.


수헌(須軒) 장은재 이학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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