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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2012년 05월 08일(화) 14:41 464호 [i주간영덕]
 

↑↑ 변호사 신학수
ⓒ 주간영덕

신라시대 경문왕은 왕이 되고 난 뒤 갑자기 귀가 길어져서 당나귀 귀처럼 되었다. 잠잘 때도 머리위에 관을 써서 왕비나 궁녀들조차 모르게 숨겼지만, 관을 만드는 복두장이만은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 복두장이는 누구에게 말을 하고 싶었지만 왕이 무서워 말을 못하고 그만 울화병이 걸렸다. 그래서 하루는 인적이 드문 도림사라는 절 대나무 숲에 들어가 행여나 누가 들을 새라 손으로 땅을 파 구덩이를 만들고 거기다가 고함을 질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구덩이를 덮고 나니 속이 후련해졌다. 그런데 그 뒤로 바람만 불면 우수수 댓잎 흔들리는 소리에 섞이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왕은 듣기에 몹시 언짢아서, 대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뿌리째 파내고 난 뒤, 거기다가 산수유나무를 심게 하였다. 산수유나무가 자라서 바람이 불어 대자, 이번에는 “임금님 귀는 길다”라는 소리가 은은히 들려왔다고 한다. 경문왕도 속으로 이 정도는 괜찮다 싶던지 그대로 두었다 한다.

10여년 전만해도 옥계댐 반대운동으로 영덕 전역이 들끓었다. 또 방폐장 결사반대를 외치는 소리가 드높았다. 어깨띠를 두르고, 앞 다투어 삭발하고 생존권 보장을 외쳤다. 그런데 그렇게 드높던 반대소리는 이제 어디로 사라지고 없다. 왜 그럴까? 그 시절은 반대하는 자리가 ‘양지의 탐나는 감투’였고, 지금은 ‘고난의 십자가’이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10년 세월이면 강산이 변하고, 인심마저 변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지금 갑자기 영덕이 가뭄지역으로 바뀌었는가? 댐을 막으면 영덕군의 살림살이가 나아질까? 영덕의 인구가 늘어날까? 고향을 떠나게 될 수몰민 수만큼 군민이 줄어들 것이고, 줄어든 경지면적에 해당하는 만큼 농업생산량이 줄어 들 것인데도?

원전이 정말 안전할까? 최근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로 미루어 보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지역발전을 위해 독약이라도 삼켜야겠다는 심정이란다. 정말일까?
독약을 삼켜야 할 만큼 절박한 사람들이 원전을 유치하려는가? 아니면 살만한 사람들이 앞장서고 있는가? 자자손손 대대로 영덕에 살겠다는 사람들인가?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종교재판에서 지동설을 철회하고 나가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하도 가슴이 답답하여 혼자 중얼거려본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주간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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